[강명혜교수의 인문학 세상 속으로2] ‘측은지심’을 모르는 세대 lI'

인문학 교육이 답이다!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7/10/10 [12:44]

[강명혜교수의 인문학 세상 속으로2] ‘측은지심’을 모르는 세대 lI'

인문학 교육이 답이다!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7/10/10 [12:44]

 

인문학 교육이 답이다!

 

▲ 강명혜 교수    

일반적인 가정의 아이들은 청소년 시기에 부모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모든 유혹을 견디어 내고 앞길을 개척하라고 채근하는 부모의 그늘에서 반항하면서도 그래도 견디어 낸다. 하지만 이들도 다 잘 견디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부모의 손길이 부족하거나 부재한 아이들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범죄에 물들게 되며 나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요즈음 학교는 등급을 노골적으로 매기는 체제에 놓여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점수에 의해 등급을 부여받는다. 이렇게 부과된 몇 등급, 몇 등급이 학생들의 가치를 좌우한다. 학창시절부터 등급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가 오로지 등급으로 매김 당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발굴하고 그 가치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면서 반듯하게 자라고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상위 몇 등급 아이들 외에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주눅 들고, 면목 없어 하며, 한없이 자신을 비하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이왕 희망이 없는 몸... 하면서 탈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만 가치를 인정받는 환경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학생들이 지향해야 할 의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덕목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런 사회라면 학생들은 자신과 타인을 좀 더 소중히 여기며 힘든 시기를 의연하게 버티지 않을까? 꿈과 희망 속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를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방안은 인문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주제를 감추고 비유를 사용하거나 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 교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 설탕 옷(糖衣, 당의)을 입은 채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도리, 교훈 등을 주입한다.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 중에 사람들은 생각이 깊어지고 남을 배려하게 되며 따뜻한 심성이 배양된다.

 

"인문학은 설탕 옷(糖衣, 당의)을 입은 채 눈치 채지 못하게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도리, 교훈 등을 주입한다."

 

왜 이렇게 주제나 교훈에 당의를 입히면서, 즉 간접화하면서 사람들을 교화시키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주입하는 교훈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적인 교훈은 다른 사람들한테 잘 전파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아야 할 여러 가지 덕목이나 도덕 등의 교훈이 부재한다면 어떻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겠는가? 인문학 교육은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여러 가지 교훈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면서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아무리 읽어도 책 내용에는 직접적인 교훈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없다’, ‘아무리 죄인이라도 인간이 인간을 죽여서는 안 된다’, ‘벌레만도 못한 인간을 죽였다 해도 살인죄는 스스로를 파멸 한다등의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한 교훈이 부지불식간에 무의식적으로 축적되기 마련이다.

 

우리 <단군신화>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호랑이이야기이지만 이 안에는, ‘한국인은 위대한 부모, 즉 고귀한 혈통의 자손이며’, ‘홍익인간 이념’,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 ‘평화적으로 국가를 건국함’, ‘시조(始祖)를 얻기까지 어려움’, ‘국가를 건설하는데 많은 시련이 있었음이라는 등의 주제와 교훈이 들어있다.

 

단군의 어머니인 곰은 지모신의 상징이며, 덕성을 갖춘 여인을 의미하고, 고귀한 품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호랑이를 평화적으로 물리친 대상이다. 쑥과 마늘은 둘 다 아기를 낳기 위해 생명력을 부여하는 식품이다. 마늘은 남성의 양기를 북돋아 주며, 쑥은 여성의 자궁을 따뜻하게 해 주어서 아기 생기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동굴은 자궁을 상징한다. 3, 7일은 아기를 낳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금기의 기간이며, 100일은 다산 다사했던 고대에 아기가 100일이 되면 이제는 살 확률이 많았기에 이를 축하해 주던 기념일이다. 따라서 이 날은 목숨을 의미하는 흰 실과 흰떡을 돌린다. 결국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의 기원과 정체성, 특성 등을 밝히는 정보를 지닌 서사담인 것이다.

 

이렇듯이 인문학은 표면적 의미와 이면적 의미가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으며, 무엇보다도 간접적으로 교훈을 전달하기에 반항심이 많은 아이들한테도 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덕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춘기의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교훈 전달은 반항심만 더 조장할 것이다. 간접적으로 도리와 덕목 등의 교훈을 전달하는 인문학, 즉 다양한 고전을 학교 교육으로 시행할 때 아이들의 심성은 바르게 형성될 것이다. 부수적으로 측은지심을 비롯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심성이 조성되면서 이타적인 사람들로 가득 찬 대한민국이 된다면 더 이상 문제아도 양산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핼조선에서 살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를,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은 유토피아라고 말하는 청소년으로 가득 찬 나라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강명혜 교수(강원대학교)

 

▲ 측은지심을 비롯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심성이 조성되면서 이타적인 사람들로 가득 찬 대한민국이 된다면 더 이상 문제아도 양산되지 않을 것이다.     © photo by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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