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홍과 커피 한 잔3] 악어와 악어새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1/10 [09:05]

[제니홍과 커피 한 잔3] 악어와 악어새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8/01/10 [09:05]

 

악어와 악어새

 

▲ 하긴 우리민족에게 화해 무드라는 것이 특별한 게 있을 리는 없다. 몇 가지 정해진 틀로 물고 물리면서 화해와 냉전을 거듭하며 아슬아슬하게 정전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 photo by Pixabay.com


201819, 오늘은 2년 만에 남북회담이 열리는 날이다. 종편에서는 하루 종일 이 문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지난 번 자동차 탈북사건 이후로 모처럼 큰 사안으로 뉴스거리가 풍부하니 좋았을 것이다.

 

이번 회담은 북한 김정은이 신년인사에서 한 남북 간 화해 제스처가 낳은 결과다. 북의 예상대로, 아니 지금쯤 그런 신년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예측하고 있던 남측은 즉시 만나자는 손을 내밀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드디어 만남의 장을 열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란 게 사실 북측도 알고 있고, 남측도 알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을 제외한) 우리 국민도 알고 있어서, 전 세계가 아마 그런 상황을 알고도 남을 것이다. 그 결과가 얼마나 한시적이고 지엽적인 사안으로 그치게 될 것인지를 말이다.

 

김정은은 시기적절하게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 왜냐하면 전 세계가 북의 핵개발에 대해 각종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바, 북의 경제는 바야흐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맞기 일보직전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다시 수백만의 아사자가 생기기 전에 남쪽으로부터 다량의 식량보따리를 동량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자신들의 돈 한 푼 안들이고 슬쩍 자선 사업하듯 남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차가운 눈길도 잠시 피해 갈 것이다. 동시에 전 세계의 눈이 남쪽의 평창 동계올림픽에 쏠려있을 절호의 기회에 남쪽의 잔치에 맞장구 몇 번 쳐주면서, 안으로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몰두 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래서 북측은 역대 최고의 응원단도 보내 세계의 이목을 끌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남쪽은 같은 민족인 북한조차 참가하지 않는 반쪽짜리 올림픽이라는 비난과, 국가차원의 러시아 선수단의 불참이라는 상황에서 자칫 싱거운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때, 북한이 참가해 준다니 여간 반갑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불 능력이 없는 북측 선수단의 모든 경비는 남측에서 부담할 것이고 이것도 회담의 제1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설을 맞이하여 이산가족 상봉까지도 가능할 듯하니 자유국가로서 전 세계에 내놓을 괜찮은 명분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뿐일 것이다.

 

이미 북측은 우리가 언급한 비핵화문제에 눈살을 찌푸렸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물론 우리도 올림픽 후 벌어질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북의 언급을 언짢아 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은 또다시 핵실험을 할 것이고, 우리는 예정대로 군사훈련을 할 것이다.

 

북은 우리에게서 대량의 식량과 지원을 받고 잠시 먹고 사는 문제에서 숨을 돌릴 수 있고, 또한 세계인이 함께하는 동계올림픽 참가로 국제사회로부터 잠시 동안은 차가운 시선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정부는 동족이 참가하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또한 국민적 정서부분에서 민감한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을 설을 맞아 잘 해치울 수 있으니 된 것이다.

 

하긴 우리민족에게 화해 무드라는 것이 특별한 게 있을 리는 없다. 몇 가지 정해진 틀로 물고 물리면서 화해와 냉전을 거듭하며 아슬아슬하게 정전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한 민족으로 왕래하며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북쪽 주민도 같은 민족이기에 어떤 구실이라도 만들어서 도와주고자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펼치는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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