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벌거벗은 교육5] 얘들아, 아빠, 이런 사람이야 ♬ 다 같이 뛰어! ♪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31 [17:41]

[심규진의 벌거벗은 교육5] 얘들아, 아빠, 이런 사람이야 ♬ 다 같이 뛰어! ♪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9/05/31 [17:41]

 

얘들아, 아빠, 이런 사람이야 다 같이 뛰어!

 

 

▲ 이제 막 18개월이 지난 아들을 볼 때면 지난날의 약속과 꿈을 이제는 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결국 남는 건 내 가족이 아닐까. 하지만 아들도 이 땅의 청년이 될 것이고 그 또한 취업 문제로 고민할 것이 분명했다. 내가 지키려고 하는 약속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칼럼 내용 중 발췌)     © 남정현 기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청년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학벌과 상관없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 일을 즐겁게 하면서도 생계에 지장 받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방년 26. 최연소 국회의원 경선후보자 신분으로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무슨 용기로 그렇게 무모한 도전을 했던 것인지 아직도 가슴이 아찔하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중, 청년들 대상 오디션을 통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보았다. 그리고 평소의 고민을 담아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운 좋게 최종 경선후보자로 선발되어 투표까지 갔었다. 마지막에 보기 좋게 낙선했지만 약 두 달간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던 청년의 심장에는 새로운 불이 지펴지기에 충분했다.

 

회사로 복귀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겨우 안정적인 직장에 몸을 의탁했지만 과감히 박차고 나왔다.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고 친구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진짜 꿈에 미치기 시작했다. 대중 앞에 선포한 약속에 목숨걸기 시작했다. 청년취업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일을 했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벤처기업에서 고군분투했다.

 

30살이 넘어가자 눈앞의 생계가 걱정됐고 봉양해야 할 가족도 생겼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외골수처럼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취업진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모든 구직자들을 만날 수 없으니 그들을 위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평소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았던 나는 끙끙 거리며 매일 30분씩 6개월간 글을 썼다. 그렇게 첫 번째 책이 출간되었고 또 다시 6개월이 지나고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내 글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고 싶었다.

 

지금은 어느덧 34살이 되었다. 지난 8년간 20대 때 외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비범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글을 쓰고 있으며 취업과 퇴사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해 온라인을 통해 무료상담을 하고 있다. 주말에는 청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보기 위해 강의를 다닌다.

 

.....

아빠아빠아빠...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 막 18개월이 지난 아들을 볼 때면 지난날의 약속과 꿈을 이제는 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결국 남는 건 내 가족이 아닐까. 하지만 결국 아들도 이 땅의 청년이 될 것이고 그 또한 취업 문제로 고민할 것이 분명했다. 내가 지키려고 하는 약속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에게 20대 때 공개적으로 선언한 약속을 평생에 걸쳐 지키려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빠, 이런 사람이니 이제는 함께 뛰자고 외치고 싶다. 아들의 손을 꼬옥 잡고, 눈앞의 생계만 걱정하는 인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삶을 살자고 소리치고 싶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마라톤과 같은 그 길, 이제는 아들과 함께 가보려 한다. 힘들고 지칠 때 생수가 되어줄 아내가 있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빛이 되어줄 곧 태어날 딸이 있기 때문에 즐겁게 걸어가리.

 

얘들아, 아빠, 이런 사람이야 다 같이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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