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정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노익희 기자 | 기사입력 2008/07/25 [09:50]

[성명서]교육감 선거제도의 개정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노익희 기자 | 입력 : 2008/07/25 [09:50]

성 명 서

  

최근 여야 일부 국회의원들이 현행「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중 교육감선거 제도와 관련하여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 했다. 개정 법률안의 요지는 2010년 전국 지방 동시 선거까지 잔여임기의 교육감을 새로 선출하지 않고 부교육감이 대행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1년 미만에서 1년 6개월 미만으로 변경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자는 것이다.

 

종전 교육감 선거제도는 금품살포, 학연, 지연, 조직 동원 등 의혹이 제기되었던 간선제의 부작용 해소를 위해 지난 2006년 12월 당시 여야가 직선제로 법을 개정하면서 2007년과 2009년 6월 사이 임기가 끝나는 교육감들의 후임을 해당 시․도별도 뽑되, 2010년 6월 전국 지방선거 때 시․도 교육감 전원을 동시에 선출해 임기를 맞추도록 했다.

 

일견 생각하면 개정의 논리는 아주 명쾌하고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는 교육감 없는 부교육감 직무대행체제교육의 효과와 교육감선거에 드는 비용을 계산 해보면 전자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논리다. 1년 6개월 동안 교육감의 공백으로 입는 학생들의 학습 피해액을 계산에 포함 했는지 모른지만. 이는 계산할 수도 없으며, 계산한다해도 천문학적인 액수가 나올 것이다. 이는 교육감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의 그늘을 지울 수 없다.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서 초․중등교육을 총체적으로 책임진 사람이다. 즉, 수 조원에 이르는 예산의 집행과 교육기관의 설립, 이전 폐지, 교직원 인사관리, 평생교육 기반 구축 등 그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며, 이는 바로 학교교육의 성패와 직결된다. 특히 새 정부 들어 4.15 학교자율화조치로 초․중등교육에 대한 권한이 대폭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되면서 교육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감의 공백은 해당 시․도의 교육정책 누수 현상으로 교육피해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은 꼭 성공의 중심에 훌륭한 ceo가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위싱턴 교육청이 발표한 올해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율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워싱턴 dc의 교육감은 한국계 2세 미셸 리(rhee)로 취임 직후부터 과감한 교육혁명의 추진으로 1년 만에 모두가 깜짝 놀란 학업성취도를 성취하여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로부터 ‘올해 주목되는 인물’로 선정되었다. 중요한 것은 교육감을 뽑지 않아도 좋은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교육감으로 선출하느냐의 문제이다.

 

어찌 교육을 경제논리로 쉽게 재단하여 폄하할 수 있는가?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학교를 짓고, 보릿고개의 어려움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이들 교육에 헌신한 우리의 교육열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어찌 학생들의 장래를 얼마의 돈과 바꿀 수가 있는가? 1년 6개월 동안 학생들이 입는 피해를 누가 어떻게 보상한단 말인가. 교육에 있어서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도 아니 되며, 불가피할 경우에는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두 번째 논리로 低(저)투표율의 현상으로 교육감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이다. 지난 해 실시한 부산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15.3%, 지난달 충남교육감선거투표율은 17.2%였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아 주민의 의사반영이 무의미하니 선거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다. 투표율 저조 현상은 지난 대선과 6. 4 지방보궐선거의 투표율에서 볼 수 있듯이 투표에 대한 불감증의 영향이다. 선거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오랜 선거홍보 기간을 거쳐 실시하는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저조한 데 하물며 평일에 짧은 기간의 선거홍보 기간을 거쳐 실시하는 교육감선거는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06년 12월 법률개정으로 지난해 처음 실시한 선거이고 보면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

우리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이다. 지금까지 부산과 충남의 교육감선거에서처럼 일부가 투표율이 저조하게 나온 것은 교육감이 교육행정에서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홍보 부족과 교육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문제이다.

 

따라서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해소할 대안에 대한 연구를 우선해야지 교육감선거 제도 자체를 고치자는 것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치료가 귀찮으니 죽이자는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 예를 들면 교육감 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든지, 현재의 11일로 되어 있는 교육감선거 기간을 늘린다든지, 효과적인 홍보 방안 마련 등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세 번째로 형평성과 법정신을 간과한 발상이다. 물론 한시적일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은 1년 이상일 경우 직무대행체제는 아니 되고, 교육감은 업무와 역할의 중요도가 그들만 못해서 1년 6개월인가. 그렇다면 교육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다. 왜 모든 선출직은 잔여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에만 직무 대행체제로 규정하고 있을까? 그것은 해당 직에 부여된 역할에 대한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여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법정신이 숨어있다.

 

또 한 타 시․도와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문제이다. 부산을 비롯한 타 시․도는 직선에 의해 선출하고 유독 대전과 경기도만 돈이 들어 아니 된다는 것인가? 교육감의 공백으로 해당 지역의 학생과 주민이 입는 피해는 누가 책일 질 것인가?

 

교육의 희망이며, 국가의 명운이 달려있는 국가 경영의 최우선 과제이다.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해 100억의 선거비용을 벌자는 검증되지 않은 어설픈 경제논리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교육감선거제도 개정을 중단하고 공명선거에 의해 올바른 교육감이 선출될 수 있도록 투표율 제고에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 대전초등교장협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결 의 문

 

1. 정치권과 한나라당은 교육감선거 제도 법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

 

1. 정치권과 한나라당은 교육감 후보의 정당공천제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라.

 

1. 정부는 교육감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을 경주하라.

 

 

2008. 7. 25.

 

대전초등교장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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