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현의 영미문학 산책5] Thomas Hardy의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6/02 [03:28]

[남정현의 영미문학 산책5] Thomas Hardy의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9/06/02 [03:28]

 

Thomas Hardy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

 

▲ 남정현 교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우리는 세월의 흐름과 나이 먹음에 대해 생각한다. 여기에 늙어감(aging)에 대한 서글픔을 진솔하게 표현한 하디의 시 하나를 만난다.

 

1840년에 태어난 하디는 1870년부터 그의 마지막 소설인 무명인 주드 (Jude Obscure)”(1896)을 쓴 소설가로 유명하다.

 

그의 소설들은 대부분 운명의 덫에 걸려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무명인 주드를 끝으로 하디는 스스로 비극적 스토리텔러로서의 펜을 꺾는다. 그리고 19세기 소설가로서의 역할을 마감한다. 그리고 20세기가 도래했을 때는 시인으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자리매김한다.

 

사실 하디는 평생에 걸쳐 시를 쓴 시인이었다. 그리고 시 속에서 비극적 운명을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작품 속에 보여준다.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에서도 60세를 앞둔 하디가 거울을 들여다보며 세월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인간의 숙명인 늙어감을 이야기한다. 이는 다름 아닌 인간 소외와도 관련 있다.

 

늙어간다는 것은 서서히 주변 사람들로부터 잊혀지는 존재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무관심에 상처받은 하디는 육체가 시들어가듯이 마음도 마찬가지로 무뎌져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존재이길 바란다. 주변의 반응에 상처받지 않으려 무단히 애쓰는 상처투성이의 늙은 하디를 이 시에서 만난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본다.

메마른 피부를 바라보며

말한다 내 마음도 얇게

쪼그라 들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되면 난, 괴롭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이 나에게 냉정해도,

평정심으로

끝없는 쉼을 홀로 기다릴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날 슬프게 하는 세월은

일부는 훔쳐가고 일부는 그대로 남겨

한 낮의 두근거림으로

저녁에는 부서질 듯한 육체를 흔든다.

 

I look into my glass,

And view my wasting skin,

And say, “Would God it came to pass

My heart had shrunk as thin!”

 

For then, I, undistrest

By hearts grown cold to me,

Could lonely wait my endless rest

With equanimity.

 

But Time, to make me grieve,

Part steals, lets part abide;

And shakes this fragile frame at eve

With throbbings of noontide.

 

▲ 토마스 하디 Thomas Hardy (1840-1928)     ©

 

어떤 이가 말하기를 내가 십대 일 때,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항상 신경을 썼다. 나이 사십이 넘어서야 다른 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육십이 넘었을 때 아무도 나에게 관심 갖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세월의 파괴적 힘은 인간에게 결국 외롭고 지친 육체를 가진 존재로 몰고 가서, 젊은 시절의 매력적이었던 외모를 빼앗아 버린다.

 

하디는 늙은 자신의 모습을 향한 사람들의 무관심과 냉정함에 상처 받지만, 이 상황을 의연하게 견딜만한 강력한 무딘 감정을 애써 만들려고 애쓴다. “날 슬프게 하는 세월은 육체를 훔쳐가도, 젊은 시절의 가졌던 가슴 뜨거웠던 마음을 그대로 남겨라는 표현에서처럼 세월은 우리의 신체를 빼앗아가지만 과거의 추억과 상처는 마음속에 그대로 남겨준다.

 

그래서 하디는 시간의 강력한 영향력에 의해 노쇠한 육체와, 여전히 젊은 시절 못지않게 뛰고 있는 뜨거운 마음을 지닌 모순적 존재로 자신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 필연적인 늙어감에 대한 인간사 공통적 슬픔을 시인은 담담히 인정하면서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2015년 영어 임용고시 기출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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