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벌거벗은 교육7]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02 [14:45]

[심규진의 벌거벗은 교육7]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9/08/02 [14:45]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 그래서 요즘 틈만 나면 샤워하는 걸까. 배수구로 흘려보낸 수많은 두려움이 쌓여 막혀버리면 어쩌나. 오늘은 퇴근 후 뚫어 뻥을 사야겠다. (칼럼 본문)    © 남정현 기자

 

강당에 모인 450. 재잘재잘. 웅성웅성. 오랜만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강의보다는 치킨에 관심 있을 나이. 그들은 이내 집중력을 상실했다. 강의는 갈 길을 잃었고 내 마음은 호수가 되어야 했다. ‘너희의 모든 것을 받아 주리라.’

 

전달을 끝내고 경청을 시작했다. 궁금한 게 있다면 뭐든지 질문하랬더니 마구 마구 손을 든다.

 

- 강사님의 꿈은 뭐예요?

- 강사님은 어떻게 책을 내셨어요?

- 강사님은 현재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나요?

- 강사님은 대한민국 교육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무대 앞에서 안 떨고 어떻게 그렇게 강의해요?

- 강사님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두렵지 않으세요? 그때마다 어떻게 하세요?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랬다. 나는 무서웠다. 늘 무서움을 견디며 새로운 세상에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쳤다.

 

저도 당연히 두렵습니다. 매순간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종종 울었다고 고백했다. 아니, 틈만 나면 몰래 울었다고 자백했다. 그들은 순간 웃어버렸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가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샤워하면서 울면 아무도 울었는지 몰라요.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눈물이 만나 배수구로 흘러갈 뿐이죠.

그렇게 내 마음의 두려움도 전부, 배수구로 떠나보내 버립니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내가 풀 수 없는 숙제가 너무 많다. 그래서 요즘 틈만 나면 샤워하는 걸까. 배수구로 흘려보낸 수많은 두려움이 쌓여 막혀버리면 어쩌나. 오늘은 퇴근 후 뚫어 뻥을 사야겠다.

 

 

 

심규진 작가

 

퇴근 후 글을 씁니다.

여전히 대학을 맴돌며 공부하며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꿈꿉니다.

<어른 동화>,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내일>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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