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빈, 어느 연출가의 노트7] 유튜브(YuTube)

-과잉된 정념(여기서는 강하고 지속적인 인간의 감정을 말함)과 결락(缺落)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20/08/31 [19:32]

[임선빈, 어느 연출가의 노트7] 유튜브(YuTube)

-과잉된 정념(여기서는 강하고 지속적인 인간의 감정을 말함)과 결락(缺落)

남정현 기자 | 입력 : 2020/08/31 [19:32]

 

유튜브(YuTube)

과잉된 정념(강하고 지속적인 인간의 감정)과 결락()

 

▲ 임선빈 연극연출가 / 극작가 ©photo by 리버 에이치     ©남정현 기자

 

정부는 일명 유튜브세를 법제화하여 과세에 착수했다. 유튜브는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름은 사용자인 YOU와 미국이나 영국에서 텔레비젼을 다르게 부르는 말인 Tube의 합성어다.이름대로 이 서비스는 OTT(Over-The-Top)서비스 즉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의 공간이다.

 

미디어 시장은 오버더톱서비스 뿐만 아니라 SNS 서비스 등으로 1인 미디어 혹은 메타 미디어 시대로 들어섰다. 여기서 발생하는 개인 혹은 기업의 수익에 대해 정부가 세금을 걷겠다는 뜻인데 방송통신발전기금 일명 방발세는 업종에 따라 방송의 매출수익에서 연간 2-4%의 세금을 걷고 있지만 미디어가 인터넷 기반으로 대량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OTT서비스에서도 이 방발세를 걷는다는 뜻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단순히 조세법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이미 거대한 자본 시장이 되어버린 이 공간에 대해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가 뒤늦게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나는 4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개인적인 활동을 전면 차단하였다. 블로그와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였고, 개인적으로 남아 있는 게시물도 하나씩 삭제하고 있는 중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개방성이 소통이라는 잘못된 진실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어느 날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나는 그보다 앞서 10년 전부터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있다. 집에는 아예 텔레비전이 없다. 희곡을 쓰고 연극을 만드는 연출가지만 나는 내가 무작위로 혹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개방된 내 자신을 만나는 일이 마치 우물을 오래 들여다보다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 버릴 것 같은 두려움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또 다른 우물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으로 3460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고 그들이 자기 손 안의 작은 텔레비전과 개방된 인터넷망을 가지고 다니며 어떻게 스스로 고립되고 과잉된 정념에 대한 노출증을 앓고 있는지를 나는 보았다.

 

구경하는 에서 창조하는 로 탈바꿈이 가능하고 더불어 돈까지 벌 수 있는 유튜브 공간은 현재 1인 미디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장르의 예술과 산업기술 지식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종다양한 콘텐츠의 집합체로 서로 개방되고 연결되어 있으며 어느새 우리는 이 넘쳐나는 콘텐츠와 정보와 지식을 감당키 어려울 지경에 왔다. 나는 이것이 너무 두렵다. 그 첨단에 유튜브라는 공간이 검은 우주의 무한한 공간처럼 나를 유혹한다.

 

나는 연극을 대학교에서 전공으로 공부하지 않았다. 90년대 초반 길을 잃고 방황하던 나에게 연극 연출가라는 직업에 대해 가르쳐 준 이가 있었다. 그이의 분석이 정확했는지 혹은 잘못된 것인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 조언을 듣고 연극이란 무엇인가 공부를 먼저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6개월 동안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연극개론에 대한 이론을 국회도서관을 들락거리며 책과 논문 등을 복사해 오거나 책을 빌려다 읽고 발췌하고 필사하면서 독학했다. 그 후 6개월은 국회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하면서 우리나라와 해외 희곡을 읽어대기(하루에 세권 분량)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을 공부해서 발췌하고 정리하고 필사한 노트는 20Kg박스 6개 정도 분량으로 지금도 창고에 쌓여있다. 그때 국회도서관은 연극관련 책들이 총망라 되어 있었다.

 

나는 도서관 사서와 도서관 복사실 담당자와 친구처럼 지내게 될 정도였고, 국회 정문을 통과할 때 신분증을 맡겨놓고 출입을 해야 하는 원칙 때문에 정문을 지키는 군인과 경찰관들과도 친해졌다. 1년 동안 나는 조금 별종으로 그들에게 비쳐졌다. 아무도 연극관련 서적만을 집중공략한 사람이 없었다는 이유였는데 그때 그들이 나에게 공통적으로 했던 질문은 왜 하필 연극이냐는 것이었다. 그때 나의 대답은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였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제도교육 안에서 연극을 공부하지 않았던 것은 어찌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어리석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장황하게 도서관 이야기를 한 이유는 눈으로 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고 손으로 기록하고 하던 그 많은 정보들에 대해서나, 더디고 느린 속도의 지식 습득 과정의 지난함과 고단함에 대해 갈등하기도 했지만. 1년의 시간은 내 인생을 바꿔놓은 시간이었다.

 

만약에 그 시절의 나를 지금 현재로 가져 온다면 유튜브의 공간에서 나는 길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내가 무작위로 정보를 습득하던 시기에 과잉되어 있던 나의 욕망은 적절하게 조절되었다. 그러나 현재 나의 정보 습득에 대한 욕망은 과잉되고 결락되고 말았다. 다 유튜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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