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양의 북다이어리 16]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읽고: 그래, “책은 도끼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웅진지식하우스)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07 [13:29]

[최미양의 북다이어리 16]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읽고: 그래, “책은 도끼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웅진지식하우스)

남정현 기자 | 입력 : 2019/10/07 [13:29]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읽고: 그래, “책은 도끼다 

 

 

▲ 최미양 숭실대학교 교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제목을 해석하면 하마터면 재미없게 살 뻔했다이다. 이 책 저자 하완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남들이 많이 가는 잘 포장된 길을 선택하지 않고 인적이 드문 잡풀 무성한 길을 선택하는 용기와 지혜를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는 나이 40에 퇴사를 했다. 본인은 삶에 많이 지쳐있어서 쉬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회사 다니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아주 강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도 책 후반에 내 인생 전체가 기대에 못 미쳐서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았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끈질기게 그를 따라 다녔을 것이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 능력이 있고 삶에 대한 통찰이 있고 분명한 자기 생각을 가진 자에게 남들이 만들어놓은 포장도로는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야 살맛나는 사람인 것이다.

 

삶의 관성은 아주 무섭다. 삶의 관성은 사람들의 용기를 앗아간다. 익숙한 것이 아닌 것은 겁부터 나게 한다. 삶의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독서라는 것을 그를 통해서도 반증된다. 그도 인용했지만 카프카가 한 권의 책, 그것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고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군데군데 등장하는 적절한 인용은 읽는 사람에게 지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랜 친구들 중에 독서를 많이 하는 친구 둘이 있다. 글쟁이 타입인 친구는 소설을 주로 읽고 선생 타입인 친구는 다양하게 책을 읽는다.(굳이 분류하자면 나도 선생 타입이다.) 책 중에 특히 소설을 좋아한다는 그를 보며 글쟁이 타입인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 친구도 그렇고 저자 하완도 삶에 대한 통찰력을 소설에서 많이 얻었나 보다.

 

내가 경험하는 하나의 생으론 이야기가 많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해도 부족하다. 삶이, 세상이, 타인이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들다. 그래서 인간은 이야기를 발명했는지도 모른다. 난 이 발명이 참 좋다.

 

그런데 그의 통찰력은 독서에서만 온 것 같지 않다. 그는 남달리 많은 삶의 시련을 거쳐 왔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데다 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시고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4수를 했다. 기나긴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대학시절에는 학비를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바쳐야만 했다. 그래서 홍대 미대의 같은 과 사람들은 그가 복수전공으로 미대 다니는 사람으로 여길 정도로 본말이 전도된 생활을 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는 또 3년을 무직자 생활을 했다. 본인이 무엇을 하면서 살지 결정하지 못해서였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회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힘들게 생활을 한다. 투잡을 뛰었던 것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전공을 살려 일러스트 일을 했다. 그가 지쳐서 회사를 그만 두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녹녹치 않은 그의 삶은 그를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타고난 성격도 그가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한 것 같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에 주로 혼자 다녔다고 한다.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30분 정도였는데 혼자 공상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던 그 시간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이다.

 

이러한 생각쟁이였기에 퇴사라는 비행을 시작할 수 있었고 새로운 삶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그가 자신의 40년 인생을 녹여 만든 순도 높은 결정체가 바로 이 책이다. 그보다 훨씬 많이 산 내가 이제야 꺼내든 화두에 이 책이 답을 내려준다.

 

이제 열심히 사는 인생은 끝이다. 견디는 삶은 충분히 살았다. 지금부터의 삶은 결과를 위해 견디는 삶이어서는 안 된다.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다. 앞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뿅 하고 건너뛰고 싶은 시간이 아닌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맞다. 열심히 사는 것 보다 재미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 번 뿐인 인생이지 않나. 그러고 보니 다시 대학을 간다면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까짓 거 지금이라도 시작 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과정을 즐기겠다는 마음이라면 무엇인들 시작하지 못할까 싶다.

 

이렇게 이 책은 도끼가 되어 나의 관성을 깨트려 준다.

 

▲ 삶의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독서라는 것을 그를 통해서도 반증된다. 그도 인용했지만 카프카가 “한 권의 책, 그것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고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칼럼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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