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놀이가 만난 축제, ‘오징어게임’
메를로퐁티(1908~1961)는 무엇을 현상(phénomène)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삶을 살게 된다고 주창했다. 그에 따르면 객관적 실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우리는, 정확히 내 몸은, 선택적(주관적)으로 실체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부자를 만나고 거의 매일 돈을 접하면서 그것들에 무감각해졌다. 단지 ‘그렇구나’ ‘우아~’ ‘부럽다’ 딱 이 정도가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그들과 같이 될 수 없고, 그 돈은 내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모든 빚을 탕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일생에 딱 한 번, 나도 만약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내가 만약 465억 원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지향성(intention)은 오징어게임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단순하지만 살벌한 게임 너머로 보이는 환상을 실재(reality)로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는 단순히 넷플릭스라는 미디어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너도 나도 이정재(성기훈 役)가 되어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인의 관심사인 돈이 한국의 단순한 전통 놀이를 만나 축제가 되었다. 이 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나를 포함한 수많은 오징어들이 오늘도 환상을 실재로 경험하며 살벌한 재미에 감탄하고 있다. 다가오는 오징어게임 시즌2의 개막 또한 우리의 현상을 자극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참교육신문 Copyrigh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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