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재의 어바웃 마이하우스36] 지하누수 합병증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8/13 [17:01]

[이의재의 어바웃 마이하우스36] 지하누수 합병증

남정현 기자 | 입력 : 2024/08/13 [17:01]

 

 

지하누수 합병증

 

 

▲ 칼럼니스트 이의재 '사장님 여기 물새요'  저자   ©

 

 

어느 건물의 지하에서 누수가 발생하는데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방문해서 원인 규명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이번 일도 별 특별함 없이 몇 군데 체크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현장에 도착해 현장과 주변을 돌아봤다. 건물의 지상층을 둘러보니 비가 오면 누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여서 비가 내리면 곧바로 새면서, 비가 내린 후에도 어딘가에 괴어 되었던 빗물로 인해 누수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상층을 살펴본 뒤 지하층에 내려가니 올라오는 쾨쾨한 냄새가 너무 심하다. 지하바닥을 살펴보니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으며 주변에는 인테리어 용품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누군가가 인테리어를 하러 왔다가 바닥에 물이 흥건하니까 물건을 놓아두고 그냥 돌아간 것 같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인테리어를 하러 왔던 분이 바닥 벽면에 실리콘 코킹만 하면 물이 멈출 줄 알고 바닥을 빙 둘러 실리콘을 쏘아놓았는데도 물이 그치지 않고 계속 나오자 그냥 돌아가 버린 것이다. 당연히 실리콘도 제대로 부착되지 않은 상태다.

 

주인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비가 올 때는 바닥에 물이 많이 차고, 비가 오지 않을 때도 항상 바닥에 물기가 있다 보니 기존 영업하시던 분이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나간 상황이라고 말씀하신다. 장사가 잘 되던 곳이었는데 바닥에서 올라오는 물 때문에 결국 버티지를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한 것이다.

 

상시적으로 바닥에 물이 올라오는 이유가 혹시 집수정에 문제가 있을까 하여 집수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집수정이 작기는 하였으나 모터에도 이상이 없고 집수정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이차로 수도관 누수를 탐지하려 하니 난감하게도 이 가게에는 계량기는 설치되어 있는데 차단밸브가 설치되어 있지를 않았다.

 

이 건물 구조는 일층의 계량기 밸브를 잠그면 일층 전체와 지하 가게 전체까지 물을 사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일단 모두 물을 사용하지 않는 다음날 아침 일찍 차단밸브를 설치하여 누수탐지를 하기로 계획하고 현장에서 나왔다.

 

▲ 내부 조적벽과 인테리어 철거 후 콘크리트 원벽에서 물이 새는 모습  

 

그런데 그날 저녁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양의 비가 내렸고, 아침에 현장을 방문해 보니 바닥에 물이 아주 많이 고여 있었다. 분명 지하 바닥에 배수판이 설치되어 있을 것인데 배수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배수판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것이고 일단 누수원인을 찾기 위해 수도계량기에 차단밸브를 설치하고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인테리어가 되어있는 가벽을 몇 군데 뜯어보고 손으로 만져보니 습기가 많이 올라온다. 분명 외부에서 벽을 타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데 외벽누수가 한쪽 벽면이 아니고 사방벽면에서 다 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천정에서도 누수가 되고 있었다

 

일단 우천시 빗물이 벽면을 타고 들어오는 것은 확인이 되고 이해를 하겠는데 평상시에도 바닥에 물기가 차 있는 현상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다시 누수의 기본으로 돌아가 배관 누수 탐지를 해보니 역시나 배관에서도 누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 천정과 벽체누수 



이 곳 사정을 잘 아시는 분 말씀으로는 예전에 배관 공사를 새로 했기 때문에 배관누수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어쩌랴 배관에서 누수가 되는 것이 사실이거늘. 결론적으로 이 건물의 누수원인은 우천누수와 배관 누수의 병행이다.

 

누수가 진행될 때는 누수원인을 정확히 찾아낸 후 수리해야 하는데 많은 건물주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덧방 위에 덧방을 몇 차례 하는 땜질 방식으로 수리 또는 인테리어를 한다. 그래서 사용하다가 나중에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이런 경우 세입자라도 완전한 수리를 요청해야 하는데 세입자 역시 영업이익 또는 생활상의 편의를 포기하기가 아까워 땜질 수리만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위 건물은 내부 배관을 새로 깔고, 건물 1층의 3면을 방수공사한 후 내부에서 인젝션을 발포하여 수리를 하였으며, 입주자는 현재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교육칼럼 많이 본 기사